[2차전지] 국내 배터리 셀, 소재 업체의 경제적 해자 요인 분석하기
하나금융투자_김현수_2차 전지_210510
'2차 전지 Overweight'
<1. Cell 산업의 해자>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한국 업체들이 점유율 1/3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의 해자를 넘어서려는 공격이 지속되고 있다.
크게 2가지 방향이다. 1) 중국 업체, 2) 유럽 신생 업체의 성장
하나씩 살펴보자.
1- (1) 중국 업체와의 경쟁 상황
현재 한국 업체들이 중국 대비 기술적으로 앞서 있다는 것이 시장의 일반론이다.
기술의 격차는 숫자로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술 격차가 만들어내는 '돈의 흐름'을 분석함으로써 기술 격차의 수준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돈의 흐름' 중에서 가장 명징하게 드러나는 것이 특허 보유 개수와 시장 점유율이다.
특히, 기술력의 차이는 회사 간의 특허 보유 개수를 비교함으로써 알 수 있다. 특허 수에서 차이가 나면 그만큼의 기술 격차로 인해 시장 점유율도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중국의 배터리 셀 업체는 CATL과 BYD가 대표적인데, 이들의 특허 보유 개수는 우리나라 3사 셀 업체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글로벌 m/s는 국내 3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중국에서의 m/s 대부분을 중국 셀 업체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의 큰 m/s가 착시효과를 불러일으킨 것. CATL, BYD는 낮은 기술력의 LFP 배터리 위주로 생산하여 중국 내수 시장에서만 대부분 판매를 하고 있다.
반면에 국내 3사는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한다. 삼원계 배터리는 LFP보다 에너지 밀도가 30% 이상 가량 높아서 전기차 주행 거리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LFP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유럽, 미국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에서 많은 m/s를 차지하고 있고 특허 보유 개수도 월등히 많은 우리나라 3사가 중국 업체에 대해선 확실한 경제적 해자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1- (2) 유럽 신규 업체와의 경쟁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들 입장에서 중국 업체보다 더 심각한 위협은 아직 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신규 업체들의 성장이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이 주도하는 유럽 신생 배터리 업체들의 성장이 중장기 실적 가시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현재 글로벌 상위 업체의 사실상 모든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자체 생산 혹은 JV를 통한 내재화를 선언한 상태다.
cf.) →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내재화를 왜 이렇게 고집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원가의 9~10%를 차지하던 변속기, 엔진을 내재화 함으로써 마진을 챙겨 왔던 완성차 업체들 입장에서 주요 부품들이 사라지고 제조원가 비중 25~30%를 차지하는 단일 부품(배터리)의 100% 외부조달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한 배터리 수요자와 공급자 간 가격 협상 헤게모니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인 시장별 과점률을 살펴보면 상위 6개 업체 과점률에서 완성차 시장은 58%, 배터리 시장은 88%이다. 주요 업체로의 과점화가 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주요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배터리 업체들이 '갑'이 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자체 생산에 대한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신생 배터리 업체 중 가장 앞서 있는 곳은 Northvolt다. 폭스바겐이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어 확실한 고객사가 확보된 상태고 가장 먼저 투자를 시작한 유럽 배터리 업체라는 점 대문에 투자 및 대출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2024년 예상 CAPA를 비교해보면 Northvolt 40 GWh, LGES 260 GWh, 삼성SDI 80 GWh, SKI 90 GWh이다.
CAPA 규모나, 투입된 자본량이 아직 국내 3사에 비해선 부족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향후 10년 뒤에 유럽의 막대한 자본 조달을 발판 삼아 얼마나 성장할지는 아무도 가늠할 수 없기에, 국내 3사 입장에서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 배터리 셀 산업의 경제적 해자 요인 ◀◀
이젠 'Q'보다 'P'를 앞세운 수익성이 중요한 시점이다.
유럽 및 중국의 중장기 성장성을 감안해서, 한국 업체들은 대규모 유형자산 투자에만 함몰되기보다 수익성 높은 하이엔드 제품 경쟁력 지속 유지 위한 R&D 투자에 무게를 두는 전략 구사가 필요하다.
애초에 배터리 산업은 마진이 높지 않은 사업이다. 고마진의 소형전지가 OPM이 10% 초반대고, 중대형 전지는 BEP 수준이다. 엄청난 m/s를 통해 오로지 'Q'로만 밀어붙이는 산업인데, 5~10년 뒤에는 그게 힘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젠 'P'도 같이 높여서 OPM를 높여야 한다. 따라서 지금부터 지속적인 R&D 투자가 필요하다. 지속적인 R&D 투자가 곧 기술 격차로 이어지고 그래야 하이엔드 제품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 소재 산업의 해자>
한국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해자 역시 유효한 상황이다. 양극재, 동박 등의 분야에서 모두 한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상승 중이고, 수익성도 확보한 상황이라 Value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도 높게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향후 소재 업체 주가 전망의 핵심은 무엇이 높아진 주가를 견딜 수 있을만한 Valuation Premium을 만들어내는가에 달려있다.
▶ '소재' 산업에서 밸류, 즉 멀티플을 결정하는 요소는 크게 5가지가 있다. 이는 비단 2차전지 소재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니 꼭 알아두자!
① 자본력 & ② 부채비율
2차전지 셀 산업처럼 전방 '수요 성장'이 담보된 소재 시장에서는, 기회는 발 빠른 공급자에게 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공급 능력이 중요하고, 공급 대응을 위해 필요한 것은 '돈'이다. 주식 시장 역시 증설에 필요한 '자본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2차전지 기업들에게 높은 멀티플을 부여하고 있다.
모든 소재 업체들이 향후 증설을 위해 추가 차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부채비율' 역시 중요하다.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등의 소재 회사들의 밸류를 실제로 따져보면, 부채비율에 따라 주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막대한 증설이 필요한 상황에서 시장은 소재 회사의 '높은 자본력'과 '낮은 부채 비율'에 프리미엄을 준다.
③ 필요 CAPEX 규모
소재 산업의 진입 장벽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필요 CAPEX의 규모다. 즉 수요 대응을 위해 필요한 자본의 크기는 그 자체로 해자를 구축한다.
배터리 4대 소재 산업을 필요 CAPEX 규모 순으로 나열해보면, 분리막-양극재-음극재-동박-전해액 순이다.
EV/EBITDA 멀티플 순으로 나열해도 비슷한 순서가 나오는데, 이를 해석해보면 초기 투자에 많은 자본이 소요되어 감가상각비 규모가 큰 산업에 대해 시장은 높은 EV/EBITDA 멀티플로 보상하고 있는 셈인 것이다.
④ 높은 고정비 비중
소재 업체 입장에서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가 부담으로 작용하는데, 이때 변동비(ex. 원재료) 비중이 낮고 고정비(ex. 공장 장비 등) 비중이 높은 산업의 소재 업체들의 마진 방어력이 더 강하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순서대로 2차전지 소재 군을 나열하면, 음극재-분리막-동박-전해액-양극재 순이다.
그리고 산업별 마진율이 높은 순서 역시 음극재와 분리막만 순서를 바꾸면 위와 동일하다.
그러면, 필요 CAPEX 규모가 큰 양극재 산업과 높은 고정비로 상대적 마진이 높은 동박 산업을 비교하면 누가 더 주가가 높을까?
결론은 크게 차이가 없다. 이를 다시 말하면 초기 CAPEX가 많이 필요한 양극재가 높은 EV/EBITDA를 부여받고 있기는 하나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동박 산업의 P/E 기준 Valuation까지는 이겨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주식은 역시 마진 많이 남는 회사가 최고다.
⑤ 고객사 다양화 및 현지 공장
특정 업체에 쏠려있지 않고 다양한 고객사를 포트폴리오로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 Top-tier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멀티플이 달라진다.
또한, 글로벌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주요 부품의 현지 생산을 강조하고 있어서 소재 업체들 입장에서는 현지 공장 보유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 소재 업체에서의 경제적 해자 요인 ◀◀
소재 업체의 Value Premium 요소(① 자본력, ② 부채비율, ③ 필요 CAPEX 규모, ④ 원가 구조, ⑤ 다양한 고객사와 현지 공장)를 충족하는 회사들이 중장기적으로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이러한 요소를 만족하고 실적도 뚜렷한 우상향을 그리고 있어 전망이 나쁘지 않다.
우리가 개별 주식을 살 때는, 이러한 요소들을 두루두루 충족하면서 싼 가격에 형성돼있는 소재 업체를 골라야 한다.
이 보고서의 핵심 표 자료가 아닐까 싶다. 위 표를 참고!